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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행복한 토끼/온라인 커뮤니티]

 

 플라톤의 행복론은 그리스 고유의 전통적 세계관에서 자연스럽게 도출된 것으로 온갖 다양한 것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의 위치를 잘 알고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그렇게 하면서 자신의 몫을 누리면서 다른 것들과 조화와 공존을 이루는 것이다. 이것이 하늘의 모습이고 사람이 또 본래 살아야 할 모습이며 나라가 추구해야 할 가장 올바른 상태이다. 이러한 모습을 플라톤은 정의로운 상태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정의롭다는 것과 행복하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같은 의미를 갖는다. 정의롭고 올바르고 도덕적인 사람은 받으시 행복하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행복한 그리스 공동체란 발칸반도 곳곳에 산재한 각각의 도시국가들이 제 나름의 특징과 역할을 가지고 다른 이웃 도시들과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고, 행복한 나라라 함은 한 도시국가에 속하는 여러 다른 계층, 즉 통치자 계층, 전사 계층, 생산자 계층들이 서로 상대방의 역할을 간섭하거나 침해하지 핞고, 그들 각자의 본성과 소질에 맞게 자기 역할을 최고의 상태로 수행하면서 서로 조화와 공존을 이루면서 그 나라 전체의 평화와 평온을 이룩하며 사는 것이다.

 요컨데 사람이 사회적으로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여러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자기의 역할을 잘하고 자기가 누려야 할 것을 잘 누리고, 동시에 다른 사람의 것도 침해하지 않으면서 서로 조화와 질서를 이루고 공존해 가는 것이 사람들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다. 그런데 플라톤은 이러한 원리에 의해서 인간 각각의 내면의 행복한 상태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즉 개인적으로 행복하다는 것은 인간 내면의 세 가지 측면, 즉 냉철한 이성의 측면과 자존심과 명예를 중시하는 기개의 측면, 그리고 감각적인 욕심과 충동에 따라 살려는 욕망의 측면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상태를 말한다. 플라톤은 이런 세 가지 서로 다른 부분이 인간 영혼에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것들 가운데 어떤 한 부분이 나머지 부분을 억누르거나 지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플라톤이 이성주의자라고 해서 개인 내면의 이성이 나머지 기개나 충동을 억눌러서 금욕적으로 사는 것을 플라통이 말하는 행복한 삶이라고 오해해서는 안된다. 오히려 신나게 노는 자리에 가면 욕망의 측면이 조화를 이끌어 가면서 잘 놀아야 하고 자존심 내세우거나 용기를 발휘해야 할 곳에서는 기개의 측면이 그렇게 해야 한다. 이처럼 개인적으로행복하다는 것은 인간 내면의 영혼의 세 부분이 각각 훼손됨이 없이 각각의 부분이 마치 오케스트라가 조화를 이루면서 때로는 빠른곡, 때로는 평정한 곡을 연주하듯 내적인 조화를 구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플라톤에 의하면 제멋대로 본능을 충족시키거나 금욕주의자처럼 일체의 본능을 따르지 않거나 하는 것은 모두 행복한 삶이 아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플라톤의 행복론은 인간의 다층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하고 있는 매우 균형잡힌 행복관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진 플라톤/네이버 지식백과]

 

 플라톤이 말하는 행복론의 요체는 '수분자족(守分自足) 하며 살아야 한다.' 즉, '분수를 지키고 스스로 넉넉함을 느낀다'라는 동양적인 금언과도 일맥상통한다. 자기 분수와 직분, 자기 할 일을 잘 알고 그것에 충실하고 만족하며 사는 것이다. 물론 수분자족하며 살자는 말은 자기는 원하는 대로 하지 못한 상태에서 분수를 알고 그 정도로나마 만족해야지 하는 패배주의적인 자기 위안 내지 자기 합리화로 들리기도 한다. 하기는 강자나 지배자는 수분자족이란 말을 잘 쓰지 않는다. 그래서 이런 말은 강자가 약자를 업신여기면서 하는 말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러나 엄밀한 의미에서 플라톤이 말하는 행복론, 이른바 수분자족론은 약자에게만 강요되는 것이 아니고, 하늘의 별들이 각각 제자리에서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코스모스를 이루듯이 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계층에게 요구되고 적용되는 것이다. 통치 계층은 나라를 잘 다스리려는 욕망과 흥미를 가지고 있으니 적성과 소질대로 나라를 잘 다스리면 당연히 행복할 것이고, 군인 계층은 소질대로 용기와 명예를 가지고 나라를 지키는 것이니 통치자의 역할을 넘보거나 생산자의 물건들에 눈을 돌리지 않고 나라를 잘 수호하기만 하면 행복할 것이다. 그리고 생산자 계층도 마찬가지로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따라 신발을 만들거나, 농사를 짓거나 장사를 잘하면 당연히 그 때문에 행복할 것이다. 이렇게 한 사회는 서로의 적성과 소질을 실현해 가면서 서로 의지하고 조화를 이루며 사는 것이다. 적성과 소질은 각각 다른 뿐 어느 것이 보다 좋은 것인가는 문제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것이 사람 사는 사회를 채우고 귀하고 소중한 가치이고, 각자는 누구의 간섭이나 침해 없이 자신의 적성과 소질에 따라 공동체의 일원으로 자기가 맡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각자가 자신의 적성에 따른 고유한 역할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충족해 가면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기본적으로 행복한 나라, 행복한 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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