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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전기에 건설된 동서 회랑 추정"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경복궁 광화문권역에서 임진왜란 이전에 건설된 것으로 보이는 대형 건물터가 발견됐다.

이 건물터는 조선왕조실록에서 전하는 조선 전기 동.서 회랑(지붕이 있는 긴 복도)으로 추정됨에 따라 조선 전기 경복궁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경복궁 광화문 및 기타권역 복원사업'의 일환으로 광화문과 흥례문(광화문과 근정전의 정문인 근정문 사이에 있는 문) 사이 일부 구간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여 이를 확인했다.

가로 11.2m 세로 50m의 이 건물터는 정면 12칸, 측면 3칸의 동서 대칭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초석과 기단 등 건물의 기초가 거의 완벽하게 남아있는 상태로 확인됐다.

또한 정면 주칸(기둥 사이)거리가 4m로 동일하며 흥례문 동.서 회랑에서 경복궁 남편 궁장(궁궐을 둘러싼 성벽)과 맞닿는 형태로 길게 연결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건물터의 토층에서는 조선 전기에 사용된 분청사기나 대나무마디굽의 백자편이 출토된 점에 비춰 임진왜란 이전에 만들어졌다가 임진왜란 전후에 소실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소 측은 설명했다.

또 조선왕조실록에 "홍례문(흥례문의 옛 이름) 동.서랑을 의정부.육조와 명사(名司)가 분합(分合)하여 팔직방(八直方)과 대조(待朝)하는 처소로 정한다"는 건물터의 용도를 규명하는 내용이 기록된 점도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한다고 연구소 측은 덧붙였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종 때 만들어진 용성문과 협생문이 있던 자리에 동.서 회랑으로 추정되는 건물터가 있었다는 점은 경복궁이 좀 더 화려하고 방대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화문 동쪽 궁장, 흥례문 동.서 회랑에서 경복궁 남편 궁장으로 이어지는 내부 담장(남북방향) 시설과 담장에 나 있는 용성문과 협생문의 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용성문은 내부 담장의 서쪽에 있는 문으로 고종대 이후 정면 2칸, 측면 2칸의 구조에서 정면 3칸, 측면 2칸으로 변화했다고 연구소 측은 밝혔다.

또 내부 담장 동쪽에 있는 협생문은 정면 1칸, 측면 2칸의 구조이며, 이 문 앞으로 박석이 정연하게 깔려있는 사다리꼴 형태의 기단부(가로 14.5m, 세로 16m)도 확인했다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광화문 일대의 용성문, 협생문, 광화문 동편 궁장의 정확한 위치와 규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특히 임진왜란 이전의 선대 건물지가 확인돼 현재까지 밝혀지지 않은 조선 전기 경복궁의 모습을 추정해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c)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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