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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런적 불행의식(러셀)

 러셀은 행복을 방해하고 불행을 야기하는 심리상태 중 첫번째로 바이런적인 불행의식을 제기하고 있다. 바이런은 영국의 염세적인 시인이다. 러셀이 바이런적인 불행의식을 일차적인 불행의 원인으로 꼽는 까닭은 무엇보다도 염세적 세계관 그 자체가 우선 병이기 때문이다. 바이런적인 불행이라는 것은 다름 아니라 그 불행감이 자기의 심리적인 내면의 불행의식에 불과한 것임에도, 마치 그것이 우주적 성질에 근원하는 것인 양 크게 확대시켜 형이상학적으로 관조하면서 그것을 즐기듯 자기 자신을 미혹에 빠뜨림으로써 생기는 불행이다. 러셀은 그러한 염세주의적 세계관은 터무니없을 뿐 아니라, 정서적인 면에서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한다. 허무주의자들은 마치 행복을 달관한 양 생각하면서 오히려 외부 세계와 능동적인 소통보다는 내면으로 파고들어 가서 실존적인 자기 해탈 속에서 행복을 찾아 나서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러셀은 그러한 생각은 증명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세계가 허무하다는 주장 또한 일부 사람들의 개인적인 관점과 체험을 반영한 것에 불과하다. 물론 자신도 인생의 비밀을 모두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모두 우리를 불행으로 이끄는 허무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요컨대 그러한 세계관 자체가 무의미한 것이다. 만약 인간에게 어떤 피할 수 없는  결핍이 있다면,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러한 바탕 위헤서 인생을 아주 신선하고도 새로운 기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나름대로 진취적인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비관적인 생각에 빠져 있으면 끊임없이 스스로를 꾸짖어야 하며, 자신의 정열과 흥미를 외부로 향하게 하여 진취적인 자세로 구체적인 행복을 쟁취해야 한다. 러셀의 행복론에 '정복'이라는 말이 붙은 것도 그러한 까닭에서이다. 다시 말해 소극적으로 자기 자신 안으로 퇴행적으로 물러서면서 행복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불행의 원인을 규명하고 그것을 객관화하여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이성적으로 분별해서 적극적으로 불행을 제거해 나가는 방식으로 행복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에 이르는 지혜, 이정호/러셀의 행복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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