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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는 대단히 풍부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동남아시아에 비해 외국에서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나라이다. 지리적으로 서쪽에는 인도와 방글라데시, 동쪽에는 중국, 라오스, 태국과 접하고 있다.


미얀마(버마) 지도/ⓒ구글맵


미얀마문화의 기초를 구축했다고 알려지는 1세기 때의 프롬(prome)국은 중국과 인도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특히 음악은 인도의 불교음악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인도문화의 측면에서는 오늘날까지 사웅(saun)과 같은 고대 인도의 하프가 남아 있는 점, 향신료의 선택이나 중국문화권과는 달리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전통적인 식사법이 특히 눈에 띈다. 이후 중국과의 접촉에 의해서 중국색이 짙은 문화가 번성했는데, 예를 들어 9세기 초에 기록에 의하면 령(鈴), 발(鈸), 비파(琵琶) 등 여러 종류의 악기로 연주와 춤반주를 했다고 한다.


이에 반하여 미얀마의 민족색을 농후하게 반영시킨 문화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비르마족에 의해 일어났던 파간조(pagan朝, 1044~1187)로, 당시의 반도 여러 나라 가운데 가장 번영한 국가로 알려지고 있다. 불교가 성행하였고 문자도 만들어지는 등, 국력뿐 아니라 문화면에서도 황금시대였다. 이후 분열을 거듭하여 알라웅파야조(Alaungpaya朝, 1752~1885)에 재통일되었고, 만달레이(Mandalay)를 수도로 정하고 나라가 안정되자, 태국과 캄보디아를 침공, 제압하여 많은 음악가와 무용가, 장인들을 데리고 왔다. 태국 아유타야 전성기의 음악문화는 한때 그대로 미얀마에 옮겨져 종래의 미얀마족의 음악을 압도할 정도였다.


그 후 이러한 음악문화는 점차 미얀마풍으로 변화하여 오늘날의 양식이 만들어졌다. 다른 동남아시아 각국의 예와 같이 제1차 비르마 전쟁(1824~1826)을 거쳐 1948년에 독립할 때까지의 100여 년을 영국의 속국으로서 유럽의 세력 아래에 있었지만 그 영향은 전통음악에까지 미치지는 않았다.


미얀마의 사잉와잉합주에 사용되는 악기들/ⓒ두산백과


많은 악기는 태국에서 들여온 것이지만 연주스타일이나 선율은 미얀마화하여, 강약의 폭이 넓고 다이내믹한 리듬 속에서도 애수가 들어 있는 선율의 특징이다. 미얀마의 전통음악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사잉와잉(hsaing-waing)합주이다. 이것은 궁중의례, 종교의식, 민속축제 등 폭넓게 사용된다. 사잉와잉합주는 기악만을 연주할 때도 있지만 노래와 무용을 수반하는 경우도 있다. 이 합주에서 연주되는 중요한 악기로는 팟와잉(pat-waing), 키와잉(kyi-waing), 네(hne), 마웅(maung) 등이 있다.


팟와잉은 직경 1.5m 정도의 원형의 나무틀 속에 조율된 20여 개의 길고 작은 북을 음고 순으로 배열하여 만든 선율타악기이다. 원의 중심에 앉은 연주자는 손가락으로 북을 치는데,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연주하는 경우가 많아 연주자의 기교가 매우 필요한 악기이다. 나무틀의 높이는 1m 정도이고, 외관은 화려한 무늬에 금색 칠을 하여 휘황찬란하다. 팟와잉은 사잉와잉합주에서 리더의 역할을 한다.


키와잉은 원형의 나무틀 속에 조율된 20여 개의 작은 놋쇠 공을 음고순으로 배열한 선율타악기이다. 원의 중심에 앉은 연주자는 양손에 우리나라의 꽹과리채와 비슷한 나무채를 가지고 공의 중앙에 튀어나온 부분을 치면서 연주한다. 이 악기는 태국의 선율타악기인 콩웡과 비슷하다.


네는 사잉와잉합주에서 쓰이는 유일한 관악기이다. 우리나라의 태평소와 같이 겹서(double reed)를 가졌고 나무로 만든 관 끝에 동으로 만든 나팔을 단 모양이다.


마웅은 나무틀에 매다는 큰 징의 일종으로 리듬을 연주하는 타악기이다. 연주자는 솜으로 감싼 나무채로 징의 중앙에 튀어나온 부분을 쳐서 소리를 낸다.


사잉와잉합주 외에 고전가곡의 하나로서 요다야(yo-daya)라 불리는 것이 있다. 이것은 비의 신이 싸움에서 이겨 천둥과 번개를 일으키고 큰 비를 내리게 한다고 하는 전설을 다룬 것이다. 또한 요다야양식에 속하는 것으로는 미얀마풍의 <라마야나> 이야기도 있다. 가곡의 반주로는 사웅이나 팟탈라(pat-tala)가 사용되고, 가수는 왼손에 와(wa)와 시(si)로 박자를 치면서 노래하는 경우가 많다.


미얀마 전통악기 사웅/ⓒ중앙일보


사웅은 13현을 가진 미얀마의 하프이다. 몸통은 배모양같이 생겼고 앞부분에는 기러기의 목처럼 생긴 긴 목이 달려 있다. 연주자는 무릎 위에 악기를 올려놓고, 왼손으로 목부분을 잡고 오른손으로 줄을 뜯어 연주한다.


팟탈라는 대나무로 만든 목금이다. 17개에서 24개의 대나무 조각을 실로 연결하여 흔들다리와 같이 양쪽을 묶어 늘어뜨리고 그 아래에 배모양의 공명통을 붙인 것이다.


요다야를 부를 때 가창자가 왼손에 들고 치는 와는 나무로 만든 작은 캐스터네츠를 말한다. 오른손으로 잡는 시는 작은 종으로, 2개의 종을 끈으로 연결하여 가볍게 흔들어 소리를 낸다. 미얀마음악에서 와는 강박에, 시는 약박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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