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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대 지철로왕(智哲老王, 재위 500~514)의 성은 김씨고, 이름은 지대로(智大路) 도는 지도로(智度路)며, 시호는 지증(智證)이라 했다. 이때부터 시호가 쓰이기 시작했고, 또 우리말에서 왕을 마립간(麻立干, '마립'은 두頭, 상上, 종宗의 의미고 '간'은 대大, 장長의 뜻이니, '정상'을 뜻하는 존호로 왕에게 쓰였으며, '마라한', '마루한'으로 발음했다고 한다.-양주동, 이동환 설)이라고 부른 것도 이 왕 때부터다.

 

왕은 영원(永元, 남조 제나라 동혼후東昏侯 소보권蕭寶券의 연호다.) 2년 경진년(500년)에 즉위했다.(혹은 신사년이라고도 하는데, 그렇다면 3년이다.) 왕은 음경의 길이가 한 자 다섯 치여서 좋은 짝을 찾기가 어려웠으므로 사신을 삼도(三道)로 보내 구했다. 사신이 모량부(牟梁部) 동로수(冬老樹) 아래에 이르렀을 때 개 두 마리가 북만큼 커다란 똥덩어리의 양쪽 끝을 다투어 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에게 묻자 한 소녀가 이렇게 말했다.

 

"모량부 상공(相公)의 딸이 그곳에서 빨래를 하다 숲 속에 숨어서 눈 것입니다."

 

그 집을 찾아가 살펴보니 상공 딸의 키가 일곱 자 다섯 치나 되었다. 이런 사실을 왕에게 보고했다. 이에 왕이 수레를 보내 그녀를 궁궐로 맞아들여 황후로 봉하니(박씨 연제부인延帝夫人이다.) 신하들이 모두 축하했다.

 

또 아슬라주(阿瑟羅州, 지금의 명주溟州다.) 동해 속으로 바람을 타고 이틀 정도 가면 우릉도(于陵島, 지금의 우릉도羽陵島-지금의 경북 울릉군 울릉도다.)가 있는데, 둘레가 2만 6730보(步)였다. 섬의 오랑캐들이 물이 깊은 것을 믿고 교만하게 굴면서 신하 노릇을 하지 않았다. 왕은 이찬(伊湌, 신라 벼슬 이름으로 17관등에서 제1관등이다.) 박이종(朴伊宗, '삼국사기-신라본기'에는 이사부異斯夫라고 되어 잇으며 김씨라고 했다.)에게 명하여 그들을 토벌하게 했다. 박이종은 나무로 만든 사자를 큰 배에 싣고 위협했다.

 

신라장군 '이사부' 표준영정/삼척시청

 

"항복하지 않으면 이 짐승을 풀어 놓겠다."

 

우릉도의 오랑캐는 두려워하여 항복했다. 왕은 박이종에게 상을 내려 주의 우두머리로 삼았다.

-삼국유사 권 제1 기이(紀異) 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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