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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황의 성학십도/태극도 1568(선조 1)년 12월 왕에게 올린 상소문/출처:네이버/한국한중앙연구원)


 진차(進箚)

 성학(聖學)에는 큰 실마리가 있고 심법(心法)에는 지극한 요령이 있습니다. 이를 드러내어 그림을 만들고 이를 지적하여 해설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도에 들어가는 문(入道之門)'과 '덕을 싸흔 기초(積德之其)'를 보여 주려 하는데, 이는 제가 부득이하여 만들게 된 것입니다. 더욱이 임금의 마음은 온갖 정무가 나오고 온갖 책임이 모이는 곳이며, 많은 욕심이 서로 공격하고 많은 사악함이 번갈아 침범하는 곳입니다. 그 마음이 조금이라도 태만해지고 방종함이 계속된다면 마치 산이 무너지고 바다가 들끓는 것 같아서 누가 이를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중략) 이 도를 만들고 이 설을 지은 것이 겨우 열 폭의 종이에 늘어놓은 것에 불과하며, 이를 생각하고 익히는 것이 단지 평소 한가한 틈을 타서 하는 공부에 불과하지만, 도를 깨달아 성인이 되는 요체와 근본을 바로잡아 정치를 베푸는 근원이 모두 여기에 갖추어져 있습니다.


 대학도(大學圖)

 경(敬)이란 마음을 주재하는 것이며 만사의 근본이다. 그 힘쓰는 방법을 알면 '소학'이 이것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시작될 수 없음을 알게 되고, '소학'이 이것에 의지하고서야 시작될 수 있음을 알게 되면, '대학'도 이것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끝을 맺을 수 없게 됨을 일관하여 의심치 않게 된다. 마음을 일단 세운 뒤 이 경에 의해 사물을 밝히고(格物), 앎을 투철히 하여(致知), 사물의 이치를 모두 궁리하게 되면 이른바 "덕성을 높이고 학문을 하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尊德性而道問學). 이 경으로써 뜻을 성실히 하고(誠意), 마음을 바르게 하여(正心), 자신의 몸을 수양하면 이른바 "먼저 그 큰 것을 세우면 작은 것도 빼앗기지 않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이 경으로써 집안을 바로잡고 나라를 다스려서 천하에까지 미치면 이른바 "자기 자신을 수양해서 백성들을 편안히 하고, 공손한 태도를 독실히 하여 천하가 태평해지는 경지"에 이를 수 있다. 이상의 모든 것이 하루라도 경을 떠나서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찌 경이라는 한 글자가 성학의 시작과 끝을 관통하는 요체가 아니겠는가? (이상은 '대학혹문'에 나오는 주자의 말)

 경이라는 것은 위로나 아래로나 모두 통하고 공부를 착수하는 데 있어서나 그 효과를 거두는 데 있어서나 항상 힘써서 잃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주자(朱子)의 말이 위와 같았으니, 이제 이 열 개의 그림도 모두 경을 위주로 하였습니다.


 심통성정도(心統性情圖)

 요컨데 이(理)와 기(氣)를 겸하고 성(性)과 정(情)을 포함한 것이 마음입니다. 그리고 성이 발현해서  정이 될 때가 곧 마음의 기미(幾微)인데, 이는 온갖 변화의 중심이며 선악의 분기점이 되는 때입니다. 공부하는 사람들은 진실로 경의 태도를 유지하는 데 전념하여 천리(天理)와 인욕(人欲)의 구분을 분명히 하고 더욱 이것들을 몸소 주의해야 할 것입니다. 마음이 발동하지 않았을 때에는 잘 보존하는 존양(存養)의 공부를 깊이 하고, 마음이 발동한 뒤에는 잘 살피는 성찰(省察)의 습관이 익숙해져서, 진실됨을 축적하고 오래 힘써서 중간에 그만두지 않는다면, 이른바 정일(精一)의 방법으로 중(中)을 포착한다는 성학(精一執中之聖學)과 본체를 온전히 보존함으로써 모든 일에 올바로 대처한다는 심법(存體應用之心學)이 다른 곳에서 구하기 전에 여기에서 얻어질 것입니다.

[이황 '성학십도'/원본 '퇴계집' 권7/'한국문집총간' 29 (민족문화추진회, 1989)/동서양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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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영천, 포은 정몽주 임고서원]

 

 우리는 지금 문화의 시대를 살고 있다. 식생활, 주거생활, 의복, 음악, 미술, 영화, 스포츠 등 거의 모든 분야에 문화의 의미가 깃들어 있는 것이다. 이는 특정지역의 독특한 문화와 접목해 새로운 콘텐츠로 각광받기 시작하였고, 문화상품, 더 나아가 문화산업으로 까지 거론되며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까지 하다. 특히 그동안에는 박물관에나 전시가 되고, 보전에 골머리를 앓아 왔던 전통문화가 IT기술과 융합되면서 새로운 문화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오랜 역사와 소중한 문화자원을 지닌 우리나라는 그만큼 양질의 문화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기반을 가진 셈이다.

 

[역대흥행1위에 오른 애미메이션 '겨울왕국' 포스터]

 

 21세기는 기존의 군사나 경제보다 문화전쟁이 더 심화되면서 디즈니에서 만든 애니메이션 영화 1편이 1년 동안 우리나라 자동차 회사가 낸 이익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여들이기도 했다. 바야흐로 문화전쟁의 시대인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단순히 개발과 발전의 논리에 맞물려 전통문화와 문화재를 홀대하고, 전통의 정신이나 사상, 철학 등을 열등시 하고 등한시 해온 결과 우리의 많은 소중한 문화와 유산들이 사라져 왔고, 또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다행히 최근에 이런 문화산업이 각광받으면서 우리의 전통문화가 재조명되고 관심을 받기 시작했고,  그 동안 소흘하고 등한시 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조금씩 관심들이 생겨나기 시작하고 있다.   

[반가사유상/어린이문화재청]

 

 이는 분명히 반가운 일이긴 하지만, 아직도 우리의 뿌리인 정신문화, 이를테면 우리만의 독특한 철학은 아직도 구시대의 산물로 여기지며 홀대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모든 문화의 뿌리는 그 정신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부터 라도 우리의 소중한 정신문화를 진지하게 한번 더 되돌아 보고, 변화된 우리의 삶에 맞게 계승 발전시켜 나가는데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 라는 말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메세지를 주고 있다.

 아래는 문화와 철학에 대해 핵심적인 내용이라 소개하고자 한다.

 

 문화와 철학은 어떤 관계에 있는 것일까요? 문화를 넓은 범주에서 보면 종교,철학,예술,법률,풍속 같은 모든 사회현상을 포괄하지만, 좁은 의미에서는 정신생활 영역을 가리킵니다. 따라서 문화는 매우 복잡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문화를 3개의 층차로 구분한 중국학자 방박의 견해에 따르면 뿌리가 되는 가장 깊은 부분에는 종교와 철학, 윤리 등이 놓여 있고, 둥치나 줄기에 해당하는 중간 부분에는 문학, 예술 등이 자리잡고 있으며, 잎과 열매에 해당하는 겉으로 나타나느 부분에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문화를 알 수 있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민족의 문화는 그 민족의 철학에 담긴 인간관, 사회관, 자연관, 세계관, 예술관 등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사회는 문화가 중심이 되는 시대를 살면서도 오히려 그 뿌리인 철학을 가장 소흘히 대하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김교빈,이현구 '동양철학에세이', 동녘,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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