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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은 불행의 이유로 자극 과다를 상정하는데 그에 따르는 불가피한 결과인 '피로'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신경과민 피로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불행의 주원인이다.

타인이 바로 지옥이다.
-장 폴 사르트르(Jean Paul Sartre)

 

타인이 지옥이라.. 출퇴근 통근자들에게 와닿는 이야기 아닌가? 러셀은 "오늘날 선진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피로는 신경과민 피로"라고 말하면서 "끊임없이 나타나는 낯선 사람들.. 인간을 골칫거리로 보는 풍조"가 현대인의 피로감을 거든다고 본다. 복잡한 전철을 타고 지하로 이동하기 때문에 "모든 이방인에게 적대적인 분노가 발산"된다고 덧붙인다.

 

전철이나 버스를 타는 통근자가 아니라고 슬쩍 빠져나갈 수는 없다. 자가용 운전자는 어떤가. 러셀이 글을 ㅆ던 1930년대야 도로에 차가 별로 없었지만 오늘날의 '노상(路上) 분노'는 미국에서 공식적인 정신 질환으로 분류될 정도이다. 정말로 '간헐성 폭발성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란 질환이 있다.

 

신경과민이거나 간헐적으로 감정이 폭발하는 사람이라면 앞서 말한 질환이 바로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스스로 인정한다면 하루 빨리 치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러셀이 책을 쓴 시대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신경과민'은 오랫동안 치료 대상이었고 현대에는 '스트레스'라는 이름으로 보편화되었다. 1930년대에는 스트레스라는 말이 폭풍우 속의 건물이나 너무 많은 책이 꽂힌 책장을 설명하는 데 쓰였다. 이런 뜻으로 쓰였으니 당시에는 그 누구도 '스트레스로 고통방을 일'이 없었다. 당연히 스트레스를 줄인다는 개념도, 처방전도 거의 없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라는 이름이 너무나 보편화된 지금

우리는 이 '스트레스'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운전 중 폭발하는 분노를 예로 들어보자. 전문가들이 동의한 노상 분노의 주요 원인은 이것이다. 우리는 운전할 때 생각을 하지 않는다. 이동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터무니없는 기대만 있을 뿐이다. 쓰디쓴 경험보다는 환상에서 비롯된 이상적 운전에 기초한 기대감 말이다. 자기 차의 거침없는 속력을 자랑하며 완벽한 도로, 완벽한 차, 호나벽한 운전자를 기대한다. 거기다 우리는 욕구불만을 속에다 쌓아두기만 할 뿐 툭툭 털어내질 못한다. 조사에 따르면 우리 중 90퍼센트 이상은 자신이 평균 운전자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괜찮은데 주변 상황이 그렇질 않으니 욕구불만 상태는 점점 더 심각해진다.

러셀이 확인시켜줬고 현대의 심리학자들이 동의한 스트레스 대처법의 필요조건은 바로 차분히 숙고하는 능력이다. 내 차 앞으로 불쑥 끼어든 저 차 운전자는 정말로 앞지르기를 한 걸까. 아니면 내가 너무 천천히 가고 있었던 탓일까? 내가 지금 저 운전자에게 화가 나는 걸까. 아니면 이 도로가 복잡하다는 걸 알면서도 또 늑장을 부린 나 자신에게 화를 내는 걸까? 복잡한 버스에서 사람들이 나를 밀어붙이는 게 너무 짜증나는데 혹시 나 또한 그 사람들을 밀치고 있는 건 아닐까?
차분히 생각할 줄 아는 능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결코 스트레스 정복의 첫걸음조차 델 수가 없다. 약을 복용해 스트레스를 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취하지 않으면, 러셀이 예를 든 복잡한 객차 같은 데 마음이 갇혀 잔뜩 부아가 난 걸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는 꼴이 된다. 

(러셀의 행복 철학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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