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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자기 본위로 생각하는 게 항상 쉽지만은 않다. 보통 사람이라면 자신의 결핍, 욕망, 편견, 충동과 마주하는 자체가 왠지 거북할 때가 많다. 하지만 러셀은 이렇게 자신과 독대하는 것이 곧 행복으로 가는 길이라고 한다.

 

신념을바꾸지 않는다면 당신 인생은 영영 변함없이 이 모양일 것이요.
이거, 좋은 소식이오?
-윌리엄 서머싯 몸(Willian Somerset Maugham)-

 

행복 성취는 우리 인생 최대의 전투다. 그런데도 우리는 행복을 종종 일, 결혼, 가정, 쇼핑 같은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쯤으로 취급한다. 행복은 엄연히 우리가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하며 도달해야할 목표이자 본질인데도 말이다.

 

버트런드 러셀 식으로 앎에 다다르는 길을 살펴보자. 만사를 경험한다. 그리고 그 경험치를 가장 단순한 형태로 분해한다. 그런 다음 생각을 정리하고 자기만의 견해로 구축한다. 혹시 '다들 그렇게 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면 그 생각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우리 모두는 경험을 통해 배운다. 그러나 그 경험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며 진득하게 성찰하는 경우는 드물다.

 

오늘날 우리가 본의 아니게 뭉텅뭉텅 받아들이게 되는 소화 불량의 여러 의견과 정보는 대부분 정치인, 대중 매체, 미래의 선동가들에게서 나온다. 그런데 러셀은 우리에게 스스로 답을 찾으라고 말한다. 이런 말을 듣는 건 좌절감과 즐거움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러셀은 가장 기본적인 진리라고 여기는 해답지를 우리에게 흔들어 보인다. 우선 그가 보여준 해답의 첫 줄은, 우리가 삶의 굴곡을 해결하려고 속 편히 신에게 의지할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개개인의 행복이 이런 식으로 몸집을 불리지는 않을 거라고도 덧붙인다. 그리고 우리 앞에 지기된 원칙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만들어진 게 아님을 깨닫게 한다. 동시에 행복이 우리 앞에불쑥 뛰어들기를 기다리는 대신 무언가 조치를 취해서 행복해질 수 있는 능력이 우리 모두에게 있다는 점도 잊지 않고 알려준다.

 

러셀은 현재의 상황과 당당히 맞선 자신의 수많은 도전을 책 속에 가득 담아두었다. 그는 우리가 스스로 더 행복해지고 싶다면 지금 우리가 일하는 방법, 경쟁에 대처하는 방법, 성(性)에 대해 생각하고 배우는 방법이 이 모든 것들이 근본적으로 잘못 되었음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런 오류를 수정해보자고 한다. 그런데 러셀이 제시하는 내용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생경해보이는 부분은 바로 우리 스스로 행복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되는 과정이다. 어느새 우리는 쇼핑으로 약으로 술로 행복해지는 데 익숙해졌다. 그 세 가지 모두 효험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아등바등 거기에 매달린다.

 

러셀의 권고에 따르려면 일단 두 가지를 인정해보자. 첫째, 돈과 성공은 등식으로 성립되는 관계가 아니다. 이런 말은 가정교사를 곁에 두고서 바깥세상은 책에서나 배웠을 법한 부잣집 도련님이,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라고 칭송받는 백작한테 쉽게 툭 던질만한 말이다. 하지만 러셀은 이 얘기를 피상적으로 받아들이지도 않았고 일평생 돈과 성공 사이에 등호를 끼워둔 적도 없다. 그리고 사실 부자도 아니었다. 둘째, 우리에게 잘못된 부분이 있을 때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극대화시키기 위해서라면 우리는 자신의 사고방식과 행동 양태를 바꿀 책임을 지고 있다. 아무래도 러셀은 모든 해답을 말끔히 찾아내는 데서 기쁨을 느낀 게 아니라 가장 난해하고 곤란한 물음을 던지는 데서 희열을 느꼈던 것 같다.

 

우리 삶에서 가장 귀중한 표상인 행복을 별다른 노력 않고 냉큼 손에 넣을 수는 없다. 행복을 당장 내게 주시오 하고 정당하게 요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셀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은 바로 행복을 얻는 방법이다. 우리가 러셀의 책에서 무엇이든 도움을 얻으려면 일단 우리 자신에 관한 모든 것을 차근차근 변화시킬 준비를 해둬야 한다. 자, 이제 러셀이 이끄는 대로 따라 갈 준비가 되었는가?

 

러셀이 가장 좋아한 성경 구절 "다수를 따라 악을 행하지 말며(출애굽기 23장 2절)"에는 그의 다부진 결심이 담겨 있다.  주변 사람이 다들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부화뇌동 좇아가는 경우는 없는가? 이 세상의 큰 물줄기에 덥석 몸을 맡기는 게 당신을 불행하게 만들지는 않는가? 이제 그 물길에서 과감히 빠져나올 때가 되었다.

(러셀의 행복 철학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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