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직업으로 삼을 순 없는 노릇. 이런 상황에서 대체 어떻게 스스로를 추슬러 하루하루를 살아나가야 할까?

 

우리 손에 들어오는 것 덕분에 생활을 꾸려가고, 우리 손으로 나눠주는 것 덕분에 삶을 영위한다.
-윈스턴 처칠(Wiston Churchill)

 

자기 일을 즐기고 살면 얼마나 좋겠느냐마는 현실적으로 많은 이들이 그렇지 못하다는 사실을 러셀도 잘 안다. 그런데도 러셀은 여전히 행복의 요인이라는 목록에 주저 없이 '일'을 집어넣는다. 그유이가 뭘까?

 

일단 전제를 세우자. 사람들이 자신의 일을 즐기는지에 관한 공신력 있는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래서 이 데이터 확인차 미국의 경제 조사 기관인 컨퍼런스 보드(The Conference Board)의 조사 내용을 살펴보자. 이 기관은 지난 20년간 직업 만족도를 조사했는데, 마지막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반 이하가 자기 직업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 결과는 2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였다.

 

25세 미만에서는 5분의 2 이하가 자기 직업에 만족한다고 했다.

 

일이 말(馬)이라도 된다면 총으로 쏠 수나 있지. 당최 답이 안나오는 문제다.

 

지겨운 일, 재미없는 일이 행복의 이유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들으면 귀를 의심할지도 모른다. 그런 터무니없는 얘기가 어디 있는가. 하지만 러셀이 주목하는 부분은, 설령 그런 일이 굉장한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불행의 수준을 낮춰줄 수 있다는 점이다. "세상에서 가장 지겨운 일이라 해도 일 없이 빈둥거리는 것보다는 덜 괴롭다. 많은 사람들이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일 대부분이 그 자체로 재미있는 건 아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조차도 어느 정도는 훌륭한 이점을 가지고 있다."

 

이쯤에서 우리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우리가 아는한 러셀은 닭 도살 작업을 해봤다거나 콜센터에서 일해본 경험이 없다. 그래도 일단 러셀의 얘기를 더 들어보기로 하자.

 

러셀이 말한 첫 번째 이점은 의무적인 일이라도 우리에게 무언가 할 것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우리에게 날마다 자유 선택이 주어진다면 의외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미있는 일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고 쭈뼛거린다. 더 행복해질 것 같지도 않고 대책 없이 더 지루해질 뿐이다.

 

많은 이들에게 직장은 매일 가야 할 곳과 사람들을 만날 공간이라는 의미를 준다. 직장은 일만 하는 곳이 아니라 이미 준비된 사회생활이 진행되는 곳이다. 아무런 사전 준비 없이 구축해야 한다면 상당히 힘들었을 사회가 이미 직장이라는 공간에 구성돼 있다.

 

또한 러셀은 일 덕분에 우리의 휴일이 더욱 달콤하다고 말한다. 물론 일로 인해 휴일이 더욱 짧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러셀은 따분한 일에 관해 보다 현실적인 결론을 내놓는다. 첫째, 일을 하니까 돈이 생긴다. 돈이 곧 행복은 아니라 해도 분명 해로운 건 아니다. 일은 우리의 포부와 소망을 이루는 데 필요한 실질적 조건을 충족시켜준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돈을 엄청 벌어다 주는 것도 아니고 지루함이 눈에 띄게 줄지도 않지만, 자기가 지금 하고 있는 일 덕분에 평판도 쌓이고 일의 기술도 늘게 된다. 따라서 러셀은 각자 자신의 일을 너무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당부한다. 어떤 분야에서건 능력을 인정받으면 행복이 그만큼 가까이 온 것이다.

 

러셀이 보기에 잠정적으로 가장 지루하고 아무 가능성이 없는 일이 있다. "가정에 익숙해진 아내는 임금도 못 받고 자기 계발할 방법도 모색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남편에게도 당연시되는 존재로 살아간다. 집안일로 가치를 인정받기보다는 다른 이유로 가치를 평가받는다." 이런 관점으로 본다면 지루하게만 보이는 콜센터가 그리 불행한 장소는 아닌 것 같다.

 

어떻게든 한 주 한 주를 흘려보내는 게 직장에서 품은 야망의 최대한도라면 이에 대한 처방은 새 직장을 알아보는 게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이 이미 몸담고 있는 곳에서 새로운 책임을 모색하는 게 옳다. 고작해야 직장 동료들과 주기적으로 술집을 순례하는 것이라 해도 뭐든 할 만한 게 생기지 않겠는가.

 

(러셀의 행복 철학 中)

 

728x90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