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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치르는 비용이 불합리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이런 생각을 갖고 자녀들이나 배우자를 기쁘게 하려는 노력은 결코 사랑이 아니다.

 

아이들을 통해 알게 되는 건 아누 많다.
가령 나의 인내심은 얼마만큼인가 하는 이런 것.
-프랭클린 P. 존스(Franklin P. Jones)

 

"삶을 향한 일반적 자신감은 어디서 기인하는가. 무엇보다도 한 사람이 필요로 하는 만큼의 올바른 사랑을 받는데 익숙해질 때 우리는 인생을 향해 자신감을 보일 수 있다." 러셀이 말하는 핵심은, 이런 사랑이 아이였을 때 부모와 아이 사이의 특별한 유대감에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무슨 이유에서든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한 아이는 소심하고 모험심이 없으며 두려움과 자기 연민에 빠지는 것 같다. 이런 아이는 세상을 향해 나아갈 때 즐거운 탐험을 떠난다는 기분으로 나설 수 없다."

 

물론 우리가 세상을 탐험하기로 마음먹는다면 '뒤죽박죽 북새통'을 이루는 이 세상이 우리에게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모두 줄 것이므로 마냥 즐겁지만은 않을 것이다. 인정받고 편안해지는 데만 허겁지겁 몰두하는 사람에게는 역경이 마치 감당 못할 재난처럼 다가온다. 실패와 좌절을 다 감수하기로 한 사람에게도 실패와 좌절이 비참하긴 마찬가지다.

 

얼마만큼의 사랑이 지나친 것일까? 우리가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때 그들에게서 인정받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그저 아이들이 잘 자라는 데 도움을 주려고 애쓸 뿐이다. 물론 자녀들을 양육할 때 "안 돼" 같은 말을 쓰게 된다. 아이들이 합리적인 거절과 비참한 감정적 거절을 연계시키기 시작한다면, 부모가 더 이상 함께 있지 않을 때 아이들은 거부당하는 기분을 막아내려고 가능한 한 무슨 것이든 하려고 든다. 그 어떤 갈등 상황도 다 피해버릴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설령 부모를 조종할 수 있다 하더라도 세상 전체를 통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리고 거절당하는 상황을 피할 수도 없지만 자꾸 피하기만 하다 보면 어느덧 거절 자체가 파괴력을 더해갈 게 뻔하다.

 

자, 과잉보호 어머니들을 향한 러셀주의자의 엄명을 들어보자.

"어쩌면 일어날지도 모를 재난에 대해 아이들에게 귀에 못이 박히도록 경고하는 어머니가 있다. 개란 개는 모조리 사람을 무는 동물이라 생각하고 세상의 모든 소는 죄다 성난 황소일 거라 여기는 겁많고 심약한 이 어머니는 자녀들에게도 자기 것과 똑같은 소심함을 고스란히 물려줄 것이다."

 

자녀가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라는 사실을 절대 받아들이지 못하는 성인 남자 얘기를 해보자. "일찍이 지혜롭지 못한 어머니로부터 자신이 물려받았던 것을 자기 아내에게서 기어코 찾아내려 애쓴다. 그러면서도 아내가 자녀들을 다 자란 사람으로 여기는 걸 보면 화들짝 놀란다."

 

우리는 종종 '스텝포드 와이프(Stepford Wife)'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아이라 레빈(Ira Levin)의 소설에서 아내들이 모두 로봇으로 대체되는 내용으로부터 비롯된 표현이다. 이 용어는 남편의 행복을 위해 맹목적으로 헌신하는 아내를 빗대는 데 사용된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원작 소설의 주요 타깃은 다름 아닌 스텝포드 '맨'이다.

 

사실 이 소설이 표적으로 삼는 대상은, 남자의 기쁨과 만족을 위해 전적으로 헌신하지 못할 여성과는 절대 결혼하지 못하는 남자들이다. 따라서 우리가 스텝포드 커플을 비웃을 경우 처음부터 끝까지 아내 쪽만 비난해선 안 된다. 그 커플의 남편에게 이런 질문을 던져야 할 필요가 있다. 혹시 지금의 아내 대신 당돌하게 당신에게 반대를 표하는 누군가와 결혼한다면 도저히 견딜 수 없으신지요?

 

아이가 '내 친구 엄마는 걔한테 해도 된다고 했단 말이야' 라는 카드를 꺼내 들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가? 아이가 친구 엄마를 비장의 카드처럼 써먹지 못하게 하라. 지금 당장 사회가 옳다고 여기는 것을 기준으로 삼아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말라. '내 친구 엄마' 카드야 잠깐 반짝하고 말지만, 오랜 시간이 지난 뒤 여전히 내 아이의 행복을 책임질 사람은 아이 친구 엄마가 아니라 바로 자산이란 사실을 잊지 말자.

-러셀의 행복 철학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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