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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을 게 하나도 없는 책, 지루한 책, 재미없는 책... 모두에게 이런 책이ㅣ 한 권쯤은 있을 것이다. 그런 책들을 통해 얻는 교훈 하나. 스스로를 표현하는 재주는 말 자체가 아니라 자신이 말하고 있는 게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것이다.

 

더운 사람이 추운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까?
-알렉산드로 솔제니친(Aleksandr Solzhenitsyn)

 

이제 우리는 바이런식 불행에 대한 광범위한 탐색 말미에 다다랐다. 아떤 면에서 보면 불행하다는 게 심오하거나 고상하다고 여기는 것, 행복한 사람들은 단순하다고 보는 견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감정은 위대한 사상가들을 위한 몫이라고 여기는 것 등은 모두 어리석은 생각이다. 러셀은 이런 생각들이 우리 스스로 내적으로 사로잡혀 있는 데서 비롯된다고 본다. 그리고 모든 게 더 좋아질 수 있는 외부 세계의 증거를 외면하고 새롭거나 뜻밖의 사건이 좋은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근거를 무시하는 것도 우라의 어리석음을 키운다고 말한다.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도해보는 게 집에 가만히 앉아서 답도 없는 문제를 붙들고 걱정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

 

러셀의 시대엔 인터넷도 블로그도 없었지만 그는 분명 인기 작가였다. 그가 내놓은 결과물이 입증하듯 러셀은 소재가 고갈되거나 글길이 막히는 작가가 아니었다. 그의 글은 경험 덕분에 세상에 굴러 나왔다. 예컨대 러셀은 사람들이 당신 의견을 인정하는지 아닌지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는 얘기를 한다. 그는 이미 예전에 자기 의견을 표명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하고 투옥되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글을 쓰고는 싶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러셀은 이런 조언을 한다. "뭘 써보겠다고 애쓰지 말라. 차라리 쓰지 않으려고 애써보라. 세상 속으로 나가라. 해적이 되든 보르네오 섬의 왕이 되든 러시아 노동자가 되든 하라."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뭔가 쓸 거리가 생길 것이라고 러셀은 충고한다.

 

지난 80년 동안 우린 이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던 건 아닐까? 그 당시에도 러셀이 제안한 경험 가운데 훌륭한 문학으로 탄생된 건 세 번째 제안 하나밖에 없었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이 불굴의 의지로 조사해서 나온 결과물 <수용소 군도>가 그것이다. 중요한 건 세상을 삐ㄸ가하게 보며 비난하기 이전에 세상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라는 러셀의 조언이다. 그냥 자기 머릿속에 담긴 내용을 무턱대고 쓰진 말라.

 

블로그 세계에서 확연히 눈에 띄는 부분은, 글을 쓰고 싶다는 욕구가 알고 싶다는 욕구를 뒤로 제치고 혼자 치고 나가는 경우다. 그런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뭐, 아무거나 끼적거리는 거야 그저 소일하는 방법으로는 괜찮다. 하지만 러셀이 지적하듯 직접 경험하지 않고 글을 쓰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행복을 가져다주지도 못한다.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바라만 보면서 자기 내부에 내내 갇혀 있기 때문이다. 내가 나를 함정에 빠뜨리고 올가미로 옥죄고 있는 꼴이다.

 

러셀은 작가 지망생이 해적(물론 권고 사항은 아니다)이나 보르네오 섬의 왕(국경 재편성이라는 문제 때문에 만만찮은 일이긴 하지만)이 된다면 "자신의 글쓰기가 스스로에게 하찮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작가 지망생은 뭔가 다른 할 일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글쓰기 말고 다른 데서 재능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현대이ㅡ 예를 들어 러셀의 말을 다시 곱씹어보자. 러셀이 살던 시데에는 누군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곧장 정치판에 뛰어들어야겠다고 말한다면 웃음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졸업 후 바로 정치에 입문하는 전문적인 정치 계층이 있다. 국회의원들이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할까? 물온 이에 대한 강력한 반론이 제기되지만 찬성하는 쪽에서 노놓는 논점 또한 확실하다. 우리가 스스로를 표현할 때 경험은 우리에게 만족감을 주며 우리를 보다 쓸모 있는 인간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이다.

자선 단체에 돈을 보낼 게 아니라 시간을 투자해서 직접 자선 활동에 동참해 보라. 봉사활동은 기부금만큼이나 가치 있으며 다른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귀중한 무엇인가를 돌려준다.

-러셀의 행복 철학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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