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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음악 중에서 가장 많이 연주되는 앙상블은 산쿄쿠(三曲)이다. 산쿄쿠는 고토, 샤미센, 샤큐하치 또는 고토, 샤미센, 코큐의 세 가지 악기를 사용하는 합주음악을 말하는데, 일반적으로 각각 한 명씩 연주하지만 여러 명의 주자가 함께 하는 제주(齊奏)형태도 있기 때문에 서양음악의 삼중주와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산쿄쿠는 기악합주뿐 아니라 노래를 부르면서 연행하는 형태도 있다.


한국의 정악이 풍류방음악으로서 사대부와 중인계급 등의 음악애호가들이 즐겼던 것처럼 산쿄쿠는 자시키(座敷)라 불리는 가정 내의 객실이나 응접실에서 행해지던 교양으로서의 음악이었다. 이러한 음악을 일컬어 가정음악이라고 했는데, 산쿄쿠의 전신인 소쿄쿠(箏曲)나 지우타(地歌)가 가정음악의 대표적인 예이다.


일본 전통음악 산코쿠(고토, 샤미센, 샤쿠하치)/ⓒ이지선닷컴



소쿄쿠는 한국의 가야금과 비교될 수 있는 고토라는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을 말한다. 고토는 처음에는 궁중음악인 가가쿠 합주에서 주로 사용되었지만 에도시대에 이르러 독주악기로서도 애호되기 시작하였다. 고토는 샤미센과 더불어 맹인악사들이 연주했는데, 이들은 도도(當道)라는 맹인 위계조직에 속하여 연주와 교습활동을 했다.


중국의 쟁에서 유래한 일본 전통악기 고토/ⓒ나무위키



맹인악사들은 고토를 연주하면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고토 독주곡 등을 연주하기도 했는데, 이러한 고토반주의 가곡을 구미우타(組歌)라고 하고 순수기악곡을 단모노(段物)라고 부른다. 이 두 음악은 오늘날까지 소쿄쿠의 대표적인 형태로 연주되고 있다. 또한 소쿄쿠의 선율에 샤미센과 샤쿠하치가 첨가되어, 앞서 이야기한 산쿄쿠의 형태로 연주되기도 한다.


지우타(地歌)는 샤미센반주의 가곡으로, 에도시대에 관서지방 사람들이 자신들의 '토지(土地)의 노래(歌)'라는 의미로 사용한 명칭이다. 지우타는 소쿄쿠와 마찬가지로 원래 맹인 위계조직인 도도에 소속된 남성음악가들이 연주한 음악이었으나, 1871년 도도가 폐지되면서부터는 맹인이 아닌 전문연주자들이 연주했고, 오늘날까지 소쿄쿠와 더불어 가정음악으로서 여성들에게 널리 애호되고 있다.


지우타는 샤미센을 위한 음악이지만 다른 악기와 함께 연주되기도 한다. 일반적인 연주형태는 독주 혹은 둘 이상의 샤미센합주, 샤미센과 고토의 합주, 그리고 산쿄쿠합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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