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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도 모르다니! 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모를 녀석이군. 우리를 불행하게 만드는 원흉은 우리 자식들일까, 아니면 우리의 뒤틀린 이기심일까?

 

자기 새끼를 잡아먹는 물고기 구피를 제외한다면,
인간은 일부러 아이를 낳은 유일한 동물이다.
-P.J. 오루크(P.J. O'Rourke)

 

행복의 정복을 위한 작지만 중대한 공헌을 한 전구 농담 시리즈(lightbulb jokes, 블랙 코미디의 일종)는 버트런드 러셀 시대 이후에 나왔을 것이다. 적어도 러셀의 연설이나 라디오 방송에는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

 

이 이야기는 러셀의 책에 나온 게 아니다.

"전구를 갈려면 몇 명의 어머니가 필요하게?"

"걱정 마. 난 그냥 어두운 데서 혼자 안자 있을래."

 

자기 아이에게 힘을 행사하길 즐기는 부모, 상호간의 행복을 성취하기 위함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지나치게 힘을 행사하는 부모라면 이기심이라는 습관을 고집스레 익히는 사람이라 볼 수 있다. 우리가 자녀의 독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흔한 말로 "애들이 곤경에 처할까봐"가 아니라, 부모로서 우리 자신의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해 자녀를 이용하는 즐거움이 줄어들어서다.

 

러셀은 이런 얘기를 한다. 왕년의 삶이 행복했던 어머니들이 있다. 예전 삶을 되찾을 수 있다는 가능성은 이 어머니들에게 단순히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건 거의 장기적 행복을 위해 반드시 수행해야할 의무다. 러셀이 1930년대의 여성들에게 권고했던 내용은 남자들처럼 자기 권리를 찾아 다시 직장에 복귀하라는 것, 그리고 일을 통해 똑같은 혜택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어떤 종류든 상관없이 전문적 기술을 습득한 여성에게도 어머니로서의 도리가 있지만 여성 자신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사회를 위해서 반드시 그 기술을 계속 사용할 자유를 누려야 한다...사회가 어머니에게 불합리한 수준의 과도한 자식 사랑 내지는 희생을 요구할 때마다 그 어머니는 굉장한 성자가 아닌 이상 자기 자식에게 적정 수위를 넘어선 보상을 기대할 것이다."

 

사실상 러셀이 말하는 내용은, '날 태어나게 해달라고 부탁한 적 없잔하요'라는 투로 10대들이 부모의 훈육에 반박하는 주장을 펴는 게 얼마간 의미 있다는 얘기다. 자녀가 아기일 때 부모가 희생을 감수했다고 해서 자식이 그 희생을 조정할 존재였던 건 아니다. 따라서 자식을 노후의 협상 카드처럼 이용하는 태도는 그저 방종으로 볼 수밖에 없다.

 

혹시 러셀의 논조가 못마땅하다 못해 혈압이 오를 정도인가? 그렇다면 이 말은 어떤가. "대다수의 경우, 전통적인 관점에서 자기희생의 표본이 되는 어머니는 자기 자녀에게 유난히 이기적이다."

 

러셀은 우리에게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고 주식 중개인이 되거나 무책임한 엄마가 되라고 말하는 게아니다. 모든 어머니들이 현실적인지를 말하면서, 자녀를 전문가 손에 맡기는 게 결코 패배가 아니라고 안심시킨다. 그리고 아버지들은 본인 일상을 꾸리다 잠깐씩 짬이 날 때 아이와 시간을 보내는데 어머니들은 왜 아이를 위해 인생 전부를 희생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도 덧붙인다.

 

러셀의 결론. "앞으로 어머니와 자식의 관계는 현재 아버지와 자식의 관계를 점점 더 많이 닮아가야 할 것이다. 만일 여성의 삶이 쓸데없는 속박에서 자유로워진다면 말이다."

자녀의 친구와 그 부모를 잘 알고 있다면 자녀를 친구 집에서 하룻밤 재울 수 있다. 이렇게 친구 집에서 자는 것 외에도 캠프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녀가 집을 떠나 다른 데서 자고 오는 기회가 생길 것이다. 아이의 외박은 아이에게도 부모에게도 도움이 된다. 아이는 사교성을 키울 좋은 기회를 얻게 되고, 부모는 가끔씩 심신의 긴장을 푸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러셀의 행복 철학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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