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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노래를 일컬어, '장판에 붙은 껌딱지처럼 하루 종일 누워 있다가, 해질 무렵이 되서야 짜가 아디다스 슬리퍼 같은 걸 질질 끌고 나와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며 보기 싫게 쪼개고 있는 대학가 휴학생 백수들의 주제가'(..길구만)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다. 인디계의 엄친아, 장기하라는 가수가 그려내는 백수의 방 풍경은 너무나 실감나서 그 유머러스함에 웃음을 흘리면서도 눈살이 찌푸려지고, 나중엔 가슴 한쪽이 한없이 답답해진다. 아 너희들의 그 답 없는 하루하루의 끝은 대체 어디일까.. 슬프게도 영원할 것만 같다, 무기력도, 실업도, 가난도..

곡의 클라이맥스는 한가운데를 쩍 가르고 있는 랩아닌 랩이다. 굳이 일반인들의 대화 리듬에 맞출 것도 없이 제 생각이 멈추는 대로 쉬었다가 생각이 나면 아무때나 불쑥 입을 떼는 이 대충사는 부류들의 말투와 어쩜 그리 똑같으면서도 리드미컬한지. 제멋대로 중얼거리는 소리는 콜라 캔 속의 담배꽁초를 마시는 대목에서 한심함을 꼭대기까지 치고 올라갔다가 또 한잔의 싸구려 커피로 해소된다. 근래 만난 중 가장 멋진 곡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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