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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는 동쪽의 베트남과 북쪽의 라오스, 서쪽의 태국 사이에 놓여 있어 반도의 거의 중앙부에 위치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어 이미 선사시대에는 동고(銅鼓)를 시작으로 많은 악기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추정되고 있다. 1세기 전후에는 크메르(Khmer)인에 의해서 최초의 통일국가인 부남(扶南)이 세워졌는데, 당시에는 인도문화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 죽금, 구금, 공 등 많은 악기가 만들어졌다. 국가세력으로서도 말레이 반도나 미얀마에까지 그 판도를 넓혔다.


캄보디아 지도/ⓒ구글맵



그러나 본격적인 크메르문화의 기반이 형성된 것은 분열하고 있었던 크메르 왕국이 재통일된 자야바르만 2세(재위 802~850)의 시대이다. 이후 앙크로톰의 조영(9세기 말)부터 앙코르와트의 조영(12세기)에 이르기까지의 시기는 앙코르를 중심으로 하는 크메르문화의 황금시대로서, 국가세력도 인도차이나 반도의 거의 전역에 미쳤다. 인도문화를 배경으로 한 이 시기의 음악문화의 장려함은 앙코르 사원에 남아 있는 부조 등에서도 엿볼 수 있다.


이후 크메르 왕국은 태국과 베트남으로부터 종종 침략당해 13세기 말경부터 쇠퇴하기 시작했다. 음악문화를 담당하는 궁중음악가와 무용수들이 다수 태국에 포로로 끌려가 크메르문화를 계승시키면서 태국음악문화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아유타야에 의한 수도 앙코르 점령으로 크메르 왕국은 멸망하여 앙코르시대는 끝이 났고, 그 후 19세기 중반까지의 약 400년간은 태국과 베트남의 압박에, 16세기 이후부터는 유럽의 간섭도 더해졌고, 마침내 19세기 말부터 반세기에 걸쳐 프랑스의 지배하에 놓이게 되는 외환의 시대가 이어졌다. 1867년 이후 수도가 된 프놈펜(PhnumPenh)의 궁중에서 궁중음악과 예능을 보호, 육성해왔지만 그 음악이나 무용은 옛날의 크메르문화를 직접 전승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이 태국으로부터 역수입한 것이다.


태국과 마찬가지로 캄보디아의 음악은 하나의 독립된 예술분야라기보다는 무용극이나 인형극과 같은 종합예술 속에서 춤이나 연극에 수반되거나, 민중의 생활과 밀착한 관혼상제나 결혼식 등에서 연주된다. 또한 캄보디아 고전음악의 합주형태나 악기는 명칭만 다를 뿐 태국의 음악과 거의 같다. 전통적인 고전음악은 연주의 용도에 다라서 핀피트(pinpeat)합주와 모호리(mohori)합주라는 두 종류의 기악합주가 사용된다.


트로와 스코르/ⓒ캄보디아 시엠립 한인회


핀피트합주는 태국의 피파트합주에 해당하는 음악이다. 종교의식이나 무용, <라마야나>에 유래하는 캄보디아판 <라마 왕자의 모험> 등의 고전예능에 사용되는 중요한 앙상블이다. 단단한 나무나 대나무로 만든 배 모양의 목금인 로니트(roneat), 태국의 콩웡과 같이 17개의 공을 둥근 틀에 선서대로 벼열하여 만든 콩봉투치(kong vong tuch) 등의 선율타악기를 중심으로, 태평소와 비슷한 스랄라이(sralai)와 술통처럼 배가 튀어나온 북으로 양면을 치는 삼포(samphor), 단면북 2개를 한 쌍으로 연주하는 톤과 람마나, 작고 두꺼운 심벌즈인 칭 등의 리듬타악기가 사용된다.


모호리합주는 태국의 마호리합주에 해당하는 것이다. 핀피트합주에 비해 가벼운 성격의 앙상블로, 고전무용이나 연극에 사용되는 것과 함께 결혼식이나 연회 등 민중의 생활에 보다 밀착되어 사용된다. 이것은 이른바 관현악합주로, 선율타악기 외에 대나무 종적인 클로이(khloy), 태국의 자케에 해당하는 타케(takhe)라는 현악기, 2현의 찰현악기인 트로(tro), 단면북인 스코르 로모니(skor romonea), 칭으로 구성된다.


캄보디아 전통춤 압사라 댄스/ⓒwikiand.com


부조에 있는 캄보디아 전통춤 압사라 댄스/ⓒwikiand.com



핀피트합주를 반주로 하는 무용으로 대표적인 것은 압사라 춤(Apsara dance)이다. 압사라는 천상의 무희 또는 춤추는 여신을 의미하는데, 이는 '물 위(apsu)에서 태어났다(sara).'라는 뜻에서 유래한 것이다. 고대에는 캄보디아 왕실에서만 연행되었는데, 당시 압사라들은 천상의 존재를 표현하는 신성한 임무를 지닌 자들로 여겨져 결혼은 금지되었고 왕궁에서 기거해야했다. 압사라는 앙코르와트 사원의 외벽을 이루는 수많은 부조에 다양하고 섬세한 모습으로 조각되어 있을 만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섬세하면서도 느린 압사라 춤은 핀피트합주에 맞추어 진행되는데, 무용수들의 움직이는 손동작이나 몸동작에는 각각 깊은 뜻이 담겨 있고, 특히 몸동작은 왕자, 공주, 거인, 원숭이 등 네 종류의 주체에 의해서 변화한다. 금색을 중심으로 하는 화려한 의상으로 신비감을 느끼게 하는 압사라 춤은 동작이 매우 까다로운 춤으로 알려져 있고, 캄보디아 주변국가의 전통무용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함께보기: 태국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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