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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은 반도의 동부에 위치하여 북으로는 중국, 서로는 라오스와 캄보디아에 접한 남북으로 가늘고 긴 나라이다. 국토의 3분의 1이 산악지대이고 그곳에는 약 60개의 소수민족이 분산되어 있는데, 이러한 소수민족과 평야부에 살고 있는 베트남인의 음악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왔다.


베트남 지도/ⓒ구글맵



베트남은 966년에 딘보린(丁部領)에 의해서 최초의 통일국가가 건설되기까지 약 1000년 동안 중국의 통치하에 있었기 때문에 여러 방면에서 중국으로부터의 영향을 받았다. 이후 11세기에 들어와서 국력을 키운 베트남은 태국, 캄보디아, 점성국(임읍, 참파) 등 이웃나라와 접촉하게 되었는데, 특히 고도의 음악문화를 가진 참족의 왕국 참파(Champa)로부터는 불교문화를 시가으로 많은 인도문화가 유입되었다.


이 시기의 베트남음악은 중국의 요소에 인도의 요소를 가미한 것으로, 그 중심이 된 것은 궁중의 의식음악이었다. 이것은 반도의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중국색이 강한 것으로, 관현악으로서는 피리(觱篥), 소관(小管), 소발(小鈸), 반고(飯鼓)를 사용하는 다이냑(大樂)과 17현의 금(琴), 16현의 쟁(箏), 비파(琵琶) 등의 현악기를 사용하는 테에냑(小樂)이 있었는데, 이 음악들은 왕족에게 애호되어 성행하였다. 15세기 중반에는 황제의 명에 의해서 궁중음악을 중국 명조의 궁중연향악과 제례악 등을 모방하여 새롭게 제정하였고, 15세기 후반에는 중국이론을 도입하여 궁중음악의 전성기를 맞이하였다.


16세기 후반에는 정치세력의 대립에 의해서 후에(Hue)와 하노이(Hanoi)의 남북으로 분열되었는데, 그 영향은 음악문화에도 미쳐 북부와 남부의 음악은 서로 다른 양상으로 발전해갔다. 남부에서는 궁중의 연향악과 실내악, 공자묘와 관련된 의식음악, 제례악 등 이른바 예술음악의 장르가 발전한 데에 비해서 북부에서는 민속음악이 다양하게 연주되었다. 또한 연극은 예술음악과 민속음악 모두와 관련을 가지며 연행되었다.


한편 연이은 전란 후에 1802년 베트남은 응우옌푹아인(阮福映)에 의해서 월남국으로서 통합되었고, 후반은 프랑스의 식민지로 프랑스화, 유럽화의 길을 걸었지만, 그러한 와중에도 베트남 고유의 음악문화는 다양하게 발전해갔다.


베트남은 1945년에 독립을 선언했지만 1976년 남북 재통일까지 진정한 독립을 위해서 많은 희생을 감수해야 했다. 음악면에서도 국가적인 위기 속에서 전통음악이 쇠퇴해가는 결과를 낳았다. 이후 나라의 부흥과 함께 귀중한 민족유산으로서의 ㅇ전통음악의 존재를 인식하고, 보존, 부활시키려는 노력에 힘입어, 오늘날은 궁중음악인 다이냑과 테에냑, 이에 사용되는 여러 악기, 수중인형극, 민속음악 등을 공연장뿐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베트남의 악기는 매우 다양한데, 중국아기에서 유래한 것이 많고, 한편으로는 인도에서 영향을 받은 것도 있으며, 독자적으로 발생한 것도 있다.


현악기로는 단트란(dan tranh), 단바우(dan hau), 단니(dan nhi), 단구엣(dan nguyet), 단티바(dan ty ba) 등이 있고, 관악기로는 사오(sao), 타악기로는 트룽(trung)이 대표적이다.


팜튀환(Phạm Thúy Hoan)우수 예술인의 단트란을 향한 60년동안의 애착.

사진:썬 응이아(Sơn Nghĩa)/ⓒ베트남통신사



단트란은 가야금과 비슷하게 생긴 16현악기이다. 원래 궁중음악에서 사용되었던 베트남 고유의 악기로, 음색이 사랑스러워 독주와 합주, 노래의 반주 등에 널리 애용되고 있다. 줄은 철사로 되었고, 오른손의 엄지, 검지, 장지에 골무를 끼고 연주한다. 오늘날에는 개량된 22현의 단트란도 많이 연주된다.


딘보우(베트남)-레화이프엉/ⓒ컬처앤뉴스



단바우는 베트남의 여러 악기 중에서도 가장 독특한 악기로 알려진 1현금이다. 몸통은 약 1m이고 넓이는 10cm 정도로, 오른쪽에 줄을 고정시키고 왼쪽에는 대나무나 나무 봉을 세워 줄을 묶는다. 연주 때에는 봉을 왼손으로 쥐고 좌우로 움직임으로써 줄의 장력을 달리해 다양하고 미묘한 음정과 선율을 만들어낸다. 원래는 합주용 악기였으나 현재에는 독주악기로서 사용되고 있다.


단니는 한국의 해금이나 중국의 이호(二胡)와 같이 활로 줄을 문질러서 내는 2현의 현악기이다. 현재 베트남 남부의 모든 전통음악공연에서 이 악기를 볼 수 있다.


단구엣은 몸통이 보름달과 같이 둥글고 목이 있는 현악기로 중국의 월금(月琴)에 해당한다. 명칭은 달릐 동그랗게 생긴 모양에서 유래했다.


단티바는 중국의 비파(琵琶)나 우리나라의 당비파와 같은 종류로, 목이 꺾인 4현의 현악기이다. 이 악기는 베트남 고유의 악기는 아니지만 베트남민족의 정서를 독특하게 표현한다.


사오는 대나무로 만든 피리로, 긴 취구를 가지고 있다. 관악기이지만 현악기와 비슷한 소리를 내기도 한다.


트룽(베트남)/ⓒPolePole



트룽은 여러 개의 대나무관을 연결하여 요트의 돛과 같이 늘어뜨린 죽금(竹琴)이다. 대나무관의 길이에 다라서 음의 높이가 달라지는데, 짧으면 높은 음이 나고 길수록 낮은 음이 난다. 악기의 소리는 크지 않지만 매우 맑고 아름다운 음색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악기를 사용하는 합주나 독주 외에 베트남의 예능으로 잘 알려진 것은 수중인형극이다. 로이느윽(Roi Nuoc)이라고 하는 베트남의 전통수중인형극은 인형조정자들이 무대 뒤 물속에서 기다란 막대를 이용해서 나무로 만든 인형들을 조정하여 관객들에게 보여주는 것이다.


베트남 수중인형극/ⓒYoutube, EBS컬렉션



수중인형극은 주로 야외에서 행해졌지만 현재에는 전통연희로서 실내에서도 연행되고 있다. 물속에 세워진 무대는 베트남 전통기와집 형태를 이루고 있으며 앞에 막을 치고 그 뒤에서 인형조정자들이 인형을 조정한다.


일반적인 상연형식은 시작할 때 우선 징소리와 함께 폭죽이 터지고 깃대가 올라오면서 개막을 알린다. 이어서 신화의 성수(聖獸)로 알려지는 용, 봉황, 일각수(一角獸, 유니콘), 거북이가 등장하는데, 이것은 베트남사람들의 수호신으로 안녕과 행복을 내려준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어 재담꾼인 주인공 인형이 등장하여 관객과의 첫인사 및 해설을 하고 마지막에도 등장하여 해설자의 역할과 더불어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수중인형극의 음악에는 가수의 노래가 있고 단트란, 단바우, 단니와 사오, 다양한 북이 반주악기로 사용된다. 극의 주도니 내용은 베트남의 역사 이야기나 베트남 농부들의 삶을 중심으로 한 생활모습이 많이 등장하는데, 내용의 이해보다는 볼거리에 중심을 둔 극이다. 낚시하는 농부, 물소를 타고다니는 어린이, 물속에서 수영하는 어린이, 물고기 등 서민들의 일상생활을 묘사한 것이 ㅁ낳고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많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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