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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론, 출처: 위키백과]


제우스의 아들인 아폴론은 쌍둥이인 아르테미스와 함께 레토에게서 태어났다. 아폴론에게는 여러가지 역할이 주어져 있는데, 우선 아폴론은 항상 젊은이로 묘사된다는 점에서 젊음을 상징하고 젊은이의 성장을 돌보는 신이다.

아폴론의 도상적 특징은 뤼라 또는 활을, 때로는 둘 다 지니고 있인데, 뤼라를 지닌 것은 음악의 신이니 당연하고, 활 역시 팽팽하게 당긴 줄을 가졌다는 점에서 뤼라와 성질이 비슷해 그가 활을 지닌 것도 자연스럽다. 그리고 '일리아스' 초반에 보면 아폴론은 그 활로 사람들을 맞혀 질병을 주는 것으로 되어 있으며, 병을 일으킬 수 있는 신은 또한 그것을 치료할 수 있기도 하니 그가 치료의 신이라는 것도 당연하다. 나중에 그는 태양신과 동일시되는데, 이것 역시 그가 태양신처럼 활 쏘는 신이기 때문이다. 또 그는 늑대를 죽이는 신이고, 양치기의 신이기도 하다.

아폴론의 활은 그가 델포이를 차지할 때도 쓰이는데, 바로 괴물뱀(또는 용) 퓌톤을 죽인 것이다. 그는 그곳을 차지하고는 자신의 숭배 중심지로 삼았고, 이곳은 나중에 영험한 신탁을 내리는 곳으로 희랍 전역에 휴명하게 되었다. 따라서 그는 신탁을 내리는 신이기도 하다. 그 밖에 아폴론은 범죄자를 정화하는 역할도 하는데, 이것은 오레스테스가 델포이에 와서 정화를 받았던 사례로 통해 알 수 있다.


[아폴론, 출처: 위키백과]


아폴론 숭배의 중심지는 델로스 섬과 델포이이다. 전자는 그가 태어난 곳으로, 후자는 그의 신탁소로 유명하다. 델로스는 그늘 한 점 찾기 어려운 척박한 바위섬인데, 원래는 떠다니는 섬이었기에 헤라의 보복을 두려워하지 않고 레토에게 출산처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러한 호의 덕택에 나중에 아폴론의 신전으로 유명한 섬이 되었다.

아폴론이 태아날 때 레토는 진통을 상당히 겪은 것으로 되어 있는데, 헤라가 질투해 출산의 여신을 거기 가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쌍둥이 중 먼저 태어나 아르테미스가 출산을 도와 결국 아들도 낳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호메로스의 찬가'에 따르면 결국 출산의 여신 에일레이튀이아가 매수되어 왔다고도 한다. 레토가 그것을 잡고 아폴론을 출산했다는 종려나무는 델로스의 명소 중 하나였다. 또 델로스에는 퀸토스라는 산이 있어서 아폴론과 아르테미스는 때때로 '퀸토스의 신(Kynthois, Kynhtia)으로도 불린다(거기서 나온 여자 이름이 신시아 Cynthia이다).

아폴론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델포이로 가서 이전부터 그곳을 차지하고 있던 뱀 퓌톤을 처치한 것으로 되어 있다. 사실 퓌톤은 많은 뱀들이 그러하듯이 땅의 상징으로서, 이전부터 이곳에 신탁소를 가지고 있던 가이아의 대역이라 할 수 있다. 델포이를 차지한 것이 이렇게 폭력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평활롭게 승계되었다는 판본도 있으니, 가이아-테미스-포이베-아폴론으로 이어지는 계통이 그것이다.

항상 미청년으로 그려지는 아폴론도 연애에서는 그리 운이 좋다고 할 수 없었는데, 가장 대표적인 연애 실패담이 다프네와의 사건이다. 베르니니의 아름다운 조각상이 보여주듯, 아직 사랑을 모르는 이 소녀는 자신을 쫓는 청년신이 두려워 피하다가 신들에게 빌어서 월계수로 변했는데, 아폴론은 소녀가 나무로 변한 다음에도 여전히 사랑하여 그 나무를 자신의 상징으로 삼았다고 한다.

사랑하는 상대를 잘 얻지 못하는 이 청년신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를 죽게 한 적도 있는데, 원반던지기를 하다가 잘못 맞혀 쓰러뜨린 휭아킨토스가 그이다. 죽어서 히아신스꽃이 되었다는 이 젊은이는 아마도 식물의 성장을 나타내는 신이었을 것이고, 그가 죽음을 당했다는 이야기는 종교적 세력다툼을 변형해서 전해주는 것일 수도 있다.

[신화의 세계, 박종성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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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로 변한 제우스가 에우로페를 업고 바다를 건너는 장면/출처: 위키백과]


에우로페는 페니키아의 왕녀로서, 그녀의 아버지는 포이닉스라고도 하고 누구는 아게노르라고도 한다. 제우스는 그녀가 바닷가에 놀러 나갔을 때, 소로 변하여 접근하여서는 등에 업고 달아났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를 크레테로 데려갔는데, 거기서 태어난 자식 중 가장 유명한 이가 미노스이다.

에우로페 납치 사건은 예로부터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아서 수많은 도기 그림과 모자이크 등이 남아 있는데, 유럽(Europe)이라는 이름이 이 에우로페에게서 나온 것으로 되어 있다.

크레테가 관련된 신화에는 유난히 소가 많이 등장하고, 실제로 크레테의 벽화 중 소 위에서 묘기를 부리는 소녀의 모습도 발견되었으며, 소모리 장식품도 흔히 발견되는데, 제우스가 소로 변했다는 이야기가 이런 상황과 연관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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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우스와 이오(Io), 안토니오 코레지오, 출처: 위키백과]


이오는 칼리스토, 에우로파, 가니메데와 함께 목성의 위성 이름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오는 제우스의 애인 중 한 명으로, 제우스와 이오의 연애담은 소와 관련된 이야기이다.

이오는 아르고스 땅의 헤라 여사제였는데, 어느 날 제우스가 그녀를 발견하고는 구름으로 감싸고서 그녀를 차지했다. 멀리서 남편의 행각을 감시하고 있던 헤라는 그 구름을 수항히 여겨 현장을 급습했다. 그러자 제우스는 얼른 이오를 암소로 변신시켰다. 헤라는 그 소를 의심해서 그것을 자신에게 선물로 달라고 제우스에게 요구했다. 거절하면 의심을 받을까 봐 걱정이 된 제우스는 그 소를 헤라에게 넘겼고, 헤라는 눈이 백 개 달린 존재인 아르고스에게 그것을 맡겨 지키게 했다.

결국 제우스는 자기 애인의 참상을 보다 못해 헤르메스를 보내서 아르고스를 죽이는데, 그 일로 인해서 헤르메스에게는 '아르고스를 죽인자(Argeiphontes)' 라는 수식어가 붙게 되었다고 한다(사실 이 단어는 뜻이 불분명하며, 오히려 '개를 죽이는 자' 라는 뜻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오의 고난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여전히 소의 모습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헤라가 등에를 보내서 괴롭히는 바람에 정신까지 나가서 온 땅을 헤매고 다녔는데, 결국 멀리 북쪽으로 돌아 흑해 입구에서 바다를 건너 이집트에까지 이르렀다고 한다.
이오가 바다를 건넜다는 곳에는 '소 건널목(보스포로스)' 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결국 이오는 이집트에 당도하여 다시 인간의 모습을 되찾았으며, 거기서 에파포스라는 아들을 낳고 이시스신으로 섬겨졌다고 한다.

그런데 이오가 소로 변한 사실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나오는 것이고, 아이스퀼로스는 '결박된 프로메테우스'에서 다른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이오의 꿈에 여러 차례 환영이 나타나 제우스의 사랑이 되기를 권하고, 아버지가 그 꿈의 뜻을 알려고 신탁을 묻자 제우스의 짝이 되지 않으면 집에 벼락이 내리리라는 신탁이 있어서 그녀는 집에서 내쫓기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가 집을 나서자 별다른 누구의 작용도 없이 곧장 소로 변했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심리적으로 해석하려는 사람들은 성숙한 처녀를 짐승에 비유하는 관습을 상기시킨다(우리말에도 '말만하 처녀'라는 숙어가 있다). 그러니까 이오가 소로 변했다는 것은 그녀가 이제 성숙한 여자가 되었다는 뜻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를 괴롭히던 등에와 그것에서 야기된 착란상태 역시 성적 성숙기의 혼란스러운 심리상태라는 것이다. 희랍문화에서 사랑은 거의 언제나 질병 취급을 받아왔는데 여기에도 그런 흔적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신화의 세계, 박종성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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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피테르와 칼리스토, 프랑수아 부셰 작품, 출처: 위키백과


제우스는 한 여성을 차지한 다음에는 별로 책임을 지지 않아 그 여성이 불행해지는 사태가 많았는데, 제우스의 애인으로 유명한 이오와 마찬가지로 칼리스토도 고통을 당했다.

그녀는 아르테미스의 추종자였으며, 처녀신인 아르테미스를 추종하는 만큼 자신의 여주인을 본받아 처녀로 남아 있기를 서원했으나, 제우스가 아르테미스의 모습으로 꾸미고 접근해 그녀를 차지했다.


아르테미스와 칼리스토, 티티안 작품, 출처: 위키백과


그리고 임신으로 배가 부른 칼리스토는 일행이 목욕하는 중에 옷을 벗지 못하고 있다가 사태가 발각되어 무리에서 쫓겨나고 만다. 칼리스토는 아이를 하나 낳고는 헤라의 미움을 받아 곰으로 변했다고 하는데, 나중에 사냥꾼으로 자란 아이가 자기 어미를 만나 모르고서 그녀를 창으로 찌르려는 순간, 제우스가 이 모자(母子)를 불쌍하게 여겨 하늘의 별자리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하늘에는 큰곰자리와 작은곰자리가 생겨났고, 헤라는 또 이것이 싫어서 오케아노스에게 부탁하여 이들이 바닷물에 몸을 담그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이것 역시 북극성 주변의 별들이 바다로 지지 않는 것에 대한 원인설화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주로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나온 것으로 아폴로도로스는 칼리스토가 나중에 아들과 만날 때까지 살지 못하고, 아기를 낳기도 전에 아르테미스의 화살에 맞아 죽었다는 판본이 전하는데, 아기인 아르카스는 디오뉘소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제우스가 얼른 어머니 뱃속에서 건져냈다고 한다. 아르카디아라는 지방 이름은 이 아르카스에서 비롯된 것이다.

[신화의 세계, 박종성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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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뉘메데스 납치사건,

플랑드르의 화가 루벤스(Peter Paul Rubens)의 작품, 출처: 두산백과


제우스의 애인은 여성에 국한되지 않는다. 너무 아름답게 생겨 제우스가 납치해 자신의 술 따르는 시동(侍童)으로 삼았다는 가뉘메데스도 그 애인 중의 하나이다. 그는 트로이아의 왕자로서, 흔히 제우스가 독수리를 보내 또는 자신이 독수리로 변해 채어간 것으로 되어있다.


가뉘메데스 납치 사건

코레지오, 빈 미술박물관, 출처: 위키백과


일설에 따르면 원래 올림포스에서 술을 따르는 일을 맡고 있던 헤베가 헤라클레스와 결혼하게 되어 그 일을 계속할 수 없었고, 그래서 새로운 인물로 선택된 것이 이 미소년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렇게 성적(性的)으로 중립적인 판본 말고도 그의 납치를 동성애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판본이 전해진다. 에우리피데스의 사튀로스극 '퀴클롭스'에서도 그런 해석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보다 더 시각적인 증거로 올림피아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조각작품들을 들 수 있다.

제우스가 가뉘메데스에게 닭을 한 마리 선물로 주고 데려가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것은 희랍 고전기의 관습을 반영한 것으로, 동성애가 유행하던 그 시대에 구애하는 사람은 현대의 구애자가 그렇듯이 선물공세를 자주 펼쳤는데, 그 선물로 자주 주던 것이 닭이엇다고 한다(뒤에서 보게 될 하데스의 페르세포네 납치사건과 관련해서도 비슷한 조각작품이 남아 있다. 하데스가 쳐녀를 납치한 것이 아니라 닭을 선물로 주고 데려가는 것으로 되어 있는 작품이다. 그작품에서 처녀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다).

가뉘메데스는 태양계에서 가장 크고 밝은 행성인 목성의 네 위성 중 하나에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신화의 세계, 박종성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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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세포네(단테 가브리엘 로제티), 출처: 위키백과]


페르세포네는 제우스와 데메테르 사이에서 태어난 것으로 되어 있는데, 별다른 이야기가 없으며, 하데스가 짝을 구하기 위해 이승을 방문했던 때에 꽃을 따러 나온 페르세포네를 납치해 저승으로 데려갔고, 거기서 그녀에게 석류를 먹게 해서 그녀가 완전히 이승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데메테르의 젊은 특성을 보여주는 여신으로 , 그냥 '코레(처녀)'라는 이름으로도 자주 지칭된다. 하지만 그녀는 하데스보다는 성격이 온화했던지 여러 사람을 이승으로 보내준 것으로 되어 있다.

그녀의 은혜를 입은 사람으로는 오르페세우스의 아내 에우뤼디케, 남편 대신 죽었던 알케스티스 그리고 트로이아전쟁 최초의 전사자인 프로테실라오스가 있다.

이들은 모두 자신의 또는 배우자의 지극한 사랑이 저승신의 마음을 움직인 사례이다.

[신화의 세계, 박종성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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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세이돈, 출처: 위키백과]


포세이돈은 보통 세 가지와 연관되어 있는데 바다·지진·말이 그것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에 제우스·포세이돈·하데스가 제비를 뽑아 지베권을 나누었으며, 그에게 배당된 것은 바다였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이 신이 지진과 연관된 것으로 보아 그는 원래 땅의 신이며, 더 근본적으로는 그냥 권력의 신이었으리라는 추정이 있다.

그의 상징동물인 말도 대개는 거대한 파도가 줄지어 밀려와 부서지는 모습과 연관된 것으로 해석하지만, 사실은 말이 땅에 속한 짐승이라는 설명도 있다.

포세이돈이 관련된 이야기 중 가장 유명한 두 가지는 아마도 아테나이 도시를 놓고 아테네 여신과 서로 다투었다는 것과, 트로이아를 위해 성을 쌓아주고는 그 보수를 받지 못했다는 이야기일 것이다.

앞의 것은 아테나이에서 여러 미술작품으로 크게 기념하던 사건이다. 두 신이 서로 아테나이의 수호신이 되겠다고 다투었다는 것인데, 포세이돈은 짠 물이 솟는 샘을 선물로 주고, 아테네 여신은 올리브나무를 선물로 주어 결국 아네테가 그 도시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포세이돈이 완전히 패한 것은 아니어서 포세이돈 역시 아크로폴리스에 신전을 갖게 되었고, 포세이돈 에렉테우스라는 이름으로 섬겨졌다.

포세이돈이 트로이아에서 사기를 당한 얘기는 신들이 인간에게 봉사한다는 좀 이상한 옛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사례 중의 하나이다. 그 후 경과를 보면, 분노한 포세이돈이 바다괴물을 보내어 트로이아 땅을 황폐하게 했고, 트로이아 사람들은 그 괴물을 달래려 헤시오네라는 왕녀를 바쳤으며, 마침 그때 그곳을 지나던 헤라클레스가 그녀를 구해주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보답을 제대로 하지 않아 나중에 헤라클레스가 군사를 모아 트로이아로 쳐들어왔고, 그래서 트로이아는 그때 이미 한 번 거의 멸망할 지경까지 갔었다고 한다.

포세이돈이 말의 신이니 말 모습으로 변하여 여러 존재와 결합했다는 얘기가 많이 있으며, 그 결합에서 명마들이 많이 태어났다고 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로 고르곤 메두사가 목이 베일 대 태어난 날개 달린 말 페가소스를 들 수 있으며, 아드라스토스를 죽음에서구해낸 아레이온도 그의 자손이라 한다.

그림이나 조각에서 포세이돈은 보통 삼지창을 들고 있으며, 말을 타고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신화의 세계, 박종성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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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땅의 여신 데메테르, 출처: 위키백과]


땅의 여신인 데메테르에 대해서는 별 이야기가 없는데, 제우스와의 사이에 딸로 페르세포네를 낳았으며, 그 딸이 하데스에게 납치되었을 때 올림포스를 떠나 방랑했고, 딸이 저승에서 지내는 동안은 곡식을 주지 않는다는 얘기 정도이다.

이 데메테르는 이름부터가 '땅어머니'로 근동에서 높이 섬겨지던 큰어머니신의 모습을 많이 닮아 있다('데 de'는 '게 ge'와 마찬가지로 '땅'이란 뜻이고, '메테르'는 '어머니'라는 뜻이다).

페르세포네는 그녀의 딸로 되어 있지만, 사실은 이 두 여신이 여성의 두 시기, 즉 처녀 시절과 성숙한 어머니 시절을 보여준다는 설명도 있다.

이런 '2위 일체'의 여신들에게는 작은 남성신이 딸려 있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데메테르와 페르세포네에게는 트립톨레모스라는 문화영웅이 딸려 있다.

두 여신은 온 세상에 농사법을 퍼뜨리려고 날개 달린 수레에 이 젊은 영웅을 태워 보냈다고 한다.


많은 문화권에 인간들에게 처음 문명을 가져다준 영웅들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이런 존재를 '문화영웅(cultur hero)'이라고 한다. 인류에게 불을 가져다준 것으로 소개된 프로메테우스도 그런 문화영웅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으며, 트립톨레모스는 중국신화의 신농(神農)씨처럼 농경법을 전해주는 존재라 할 수 있다.


데메테르는 대개 손에 횃불과 곡식 이삭을 들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며, 그 딸인 페르세포네 역시 같은 지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 두 여신은 때때로 구별하기 곤란하다.

[신화의 세계, 박종성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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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페소스 아르테미스 신전의 아르테미스 상, 출처: 위키백과, Klaus-Peter Simon]


아르테미스는 아폴론의 쌍둥이 형제로, 아폴론보다 먼저 태어나서 아직 산고를 겪는 어머니 레토를 도운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여신은 자신은 처녀로 지냈지만 어린 동물을 보호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이는 어머니를 도울 때 조금 드러났던 특성, 즉 에일레이튀이아(출산의 여신)와 비슷한 기능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대 그리스 조각가 레오카레스(기원전 4세기) 조각의 로마시대 복제품(루브르박물관), 출처: 위키백과, Marie-Lan Nguyen (2005년 1월)]


이 처녀신 역시 항상 화살을 지니고 있는 모습으로그려지는데 그래서 그녀에게 주어진역은 사냥의 신이다. 하지만 소아시아 에페소스에서 섬겨지던 아르테미스는 가슴에 젖이 주렁주렁 달린 생산의 신이니, 희랍 모든 지역에서 똑같은 기능만 부여되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아르테미스의 화살은 여자를 고통 없이 죽이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남자를 향해 같은 기능을 하는 것은 아폴론의 화살로 되어 있다.

이들의 이러한 기능이 가장 잘 나타난 사건은 니오베 자식들의 살해사건이다. 니오베는 자식이 열둘 또는 열넷 있었는데, 하나같이 훌륭한 자식들이어서 자랑이 대단했다고 한다. 그래서 자기가 레토보다 더 낫다고 자랑하다가 레토의 미움을 사서 그 자식들을 모두 잃었다고 한다. 아들들은 아폴로느이 화살에, 딸들은 아르테미스의 화살에 쓰러졌다는 것이다.

너무 야성적인 여신이어서 그런지 아르테미스에게는 연애담이 없는데, 한 젊은이가 관련된 사건이 있다. 악타이온이라는 젊은이가 아르테미스가 목욕하는 모습을 보았다가 그만 사슴으로 변하여 자기 사냥개들에게 찢겨 죽었다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사람이 갑자기 성스러운 것과 접촉했을 때 당할 수 있느 ㄴ재난으로 해석될 수 있다(제우스의 벼락에 죽은 세멜레와 아테네의 나체를 모았기 때문에 장님이 되었다는 테이레시아스의 이야기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을 수 있다).

[신화의 세계, 박종성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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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 출처: 위키백과,미상 - Jastrow (2006)


헤라는 제우스의 누이이자 정식 아내이다. 올륌포스 최고의 여신으로 그리스 전역에서 숭배되었다. 헤라의 주된 일은 결혼을 보호하고 젊은이를 양육하는 것이었다. 아기 헤라클레스가 헤라의 젖을 먹었다는 이야기와 그런 헤라클레스를 괴롭힌 네메아 사자나 레르네의 휘드라도 헤라가 양육한 것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제우스가 여러 여신, 여러 인간 여성과 연애를 즐긴 것으로 되어 있는 반면에 헤라에게는 별 연애담이 없는데, 처음 제우스가 헤라를 차지할 때 뻐꾸기로 변해 그녀의 품 안으로 날아들었다는 것이 헤라와 관련된 연애담이라 할 수 있다(이 모습은 지금은 무너져버린 올퓜피아의 헤라 신전에 조상(彫像)으로 새겨져 있었다고 한다. 올림픽경기 전에 성화를 채화할 때 배경에 보이는 것이 이 헤라 신전의 일부 남은 기둥이다).

이런 사태는 '오뒷세이아' 내용 중 나오는 여신 칼륍소의 푸념으로 설명되는데, 남신들은 자기들은 인간 여성과 노상 즐기면서 여신들이 인간 남성과 연애하려고 하면 항상 방해를 한다는 것이다. 헤라에게도 이런 좌절된 연애담이 있는데, 그것은 범죄행위로 각색되어 있고 주인공은 익시온이라는 사람이다.

익시온은 신들과 가까워서 자주 그들과 함께 식사를 했는데, 헤라를 보고 음심을 품었다고 한다. 그러자 제우스가 이것을 눈치채고 구름으로 헤라 모습을 만들어서 어쩌나 보려고 익시온에게 접근할 기회를 주었다고 한다. 익시온은 그 구름과 동침했고, 거기서 탄생한 것이 반인반마 켄타우로스 족속이었다는 것이다(이것은 희랍어로 'kenteo'가 '찌르다'고 'aura'가 '공기'이니, 켄타우로스(Kentauros)들은 '허공을 찔러서 태어난 존재들'이라고 보는 것이다).

익시온은 나중에 붙잡혀서 영원히 불타는 수레바퀴에 묶였다고 한다. 보통 저승에서 벌을 받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 존재들은 이 세계의 물리적 상태를 유지해주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 익시온의 수레바퀴는 태양이고, 시쉬포스가 높은 곳으로 굴려 올려지면 다시 떨어지는 돌도 태양이며, 아틀라스와 프로메테우스는 세계의 서쪽과 동쪽에서 하늘을 떠받들고 있다는 것이다.

도상적으로 헤라는 머리에 관을 쓰고 손에는 홀을 들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르네상스 이후에는 주로 공작을 데리고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는 제우스의 애인 이오와 관련된 이야기에서 아르고스 살해사건 후에, 아르고스의 눈 백 개는 헤라가 자신의 상징동물인 공작의 깃털에 붙여 넣었다고 전해지는 것과 연결되는데, 공작이 어쩌다가 그렇게 아름다운 무늬가 들어간 깃털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한 원인설화라고 할 수 있다.

[출처: 신화의 세계, 박종성 강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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